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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인생의 과제이지만 그것을 상대에게 부탁하는 것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잘못 말하면 철이 덜든 어른이로 보일 수 있다. 나를 당신과는 다른 사람으로 인정해 달라, 이해해 달라 이런 말을 설득력 있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나의 특성을 말로 하기보다는 글로 풀어내는 것이 더 편안하다. 그리고 그림은 나의 이런 생각들을 에둘러 표현하기에 좋다. 에두름이 얼마나 애처롭고도 세련된 수단인지! 은유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에둘러 표현함은-나의 느낌에는-좀 더 예스럽고 머뭇적으며 순진하다.
글이나 그림 등으로 서로를 보여주는 것은 마치 자신의 마음의 평수를 넓혀 쓸고 닦고 고친 다음, 이 사람, 저 사람 위해 저렴하게 세 놓아주고 자신 또한 이곳을 떠나 다른 사람들 마음 한 켠 빌려 또한 살아보는 것과 같아 '마음 한 달 살기'라고 일컫고 싶다.
나는 꼼꼼하지는 않은 편이지만, 모든 면에서 그런 것은 아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만은 묵직하게 안정감 있게 믿을만하게 뿌리내릴 수 있다면 그것을 내가 가장 꼼꼼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꼼꼼하지 못해 에둘러 쌓아 올리는 나의 삶의 조각들은 겉보기에 얼기고 설기어 무너질세라 애를 태울지는 모르겠지만, 실은 3D 프린터가 낸 결과물처럼 경계선 없이 올인원의 흔들림 없는 탑일 것이기에, 머언 후에 그 탑을 지성소 삼아 나는 무던히도 묵념할 것이기에, 늘 내 모습대로 공상하고 기대하며 산다.
개개인의 인생탑은 모형이 제각각이다. 그 탑들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서로의 것을 감상하며 다음의 설계를 격려하는 모두이길, 나도 그런 사람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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