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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호수 위에 덩그러니 자리 잡은 바위와, 그 너머로 깊이 물든 단풍나무들이 가을의 절정을 알린다. 초록과 주황, 그리고 어두운 회색의 조화는 자연의 생명력과 시간의 흐름을 동시에 담아낸다. 이 작품은 한적한 숲 속의 고요한 순간, 계절이 바뀌는 찰나를 포착해낸 듯한 풍경으로, 관람자에게 깊은 평온함과 그리움을 선사한다.
오브제화된 자연물을 디지털 정보로 수집하고 조형적 질서를 추출한다. 기계적 회화 수행은 감정을 배제한 반복을 통해 이미지를 육화한다, 이는 정서없는 정보에 물성을 부여하고, 신체의 흔적을 다시 질문하는 과정이다. 기계처럼 수행하지만, 그 수행이 남기는 몸의 흔적을 피할 수 없다. 이러한 작업은 정보와 감정, 기계성과 육체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빛, 결, 그리고 나 8 116.8 x 91.0(cm) 이합장지에 채색 2022
2019년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3년간 지내는 동안 힘들고 외로운 순간들도 많았다. 그 시간을 버티게 해준 것은 멀리 있는 가족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 필요한 물건으로 가득한 택배 상자를 받아볼 때면 곳곳에 묻어있는 가족들의 흔적에서 위안과 힘을 얻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가족들을 위해 선물을 보내고는 했는데, 특히 어머니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포장하며 어머니를 생각하던 시간들, 선물을 받고 행복해하시며 리본을 풀어보시던 어머니의 모습을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며 외로움을 버텨낼 수 있었다. 언젠가 그 기억들이 희미해질 수는 있겠지만, 내가 가족들로 받았던 사랑과 어머니와 가족들의 행복해하던 미소를 보았을 때 느꼈던 행복함은 영원히 기억되는 감정일 것 같다. 오래도록 간직될, 잊고 싶지 않은 감정을 리본에 담아 그려냈다. 예쁘게 묶여있는 선물상자의 리본을 풀어야 할 때, 아깝고 아쉽고, 이 모습을 망가트리기 싫어 주저해질 때가 있다. 나는 잘 매만져진 리본이, 소중한 순간, 잊고 싶지 않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보는 분들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던, 또는 선물을 받았던 소중한 기억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 때의 마음을 떠올리며 작가가 작품에 담은 사랑 가득한 마음을 전달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