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호 개인전 《VITAL MATTER》

에이뷔오에서 2025년 9월 10일부터 9월 30일까지 박경호(b.1983) 개인전, <VITAL MATTER>를 진행 합니다.

 박경호의 작업은 커다란 유리판과 칼이라는 독특한 도구에서 출발한다. 그는 유리 위에서 굳은 물감을 칼로 긁어내고, 그렇게 모인 잔여물을 캔버스에 올려 하나의 화면을 완성한다. 원래는 팔레트에 남아 버려질 물감이었으나, 작가는 그 파편 속에서 이끼나 세포 같은 생명적 이미지를 발견한다. 폐기물에서 다시 생명력을 읽어낸 순간, 물감은 단순한 찌꺼기를 넘어 새로운 예술적 오브제로 재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작품은, 차갑고 날카로운 도구를 통해 만들어졌지만, 그 질감은 따뜻하고 유기적인 자연을 연상시킨다. 이는 반복과 변주의 흔적을 품고 있으며, 얽히고설킨 삶의 양상 속에서 우주적 질서를 상상하게 만든다. 작가에게 작업은 무의미하게 흩어진 물질을 긋고 긁는 단순한 행위이지만, 그것이 모이고 쌓이며 결국 의미를 지닌 조형물로 변화한다. 이러한 전환은 인간이 세상 속에서 무의미와 의미 사이를 오가며 살아가는 방식과 닮아 있다. 박경호는 자연을 세심히 관찰하며 그 안에서 치유와 위안을 찾지만, 동시에 그 속에 숨어 있는 치열한 생존의 법칙을 직시한다. 새의 노래는 아름답지만 종족 보존을 위한 투쟁이고, 꽃의 개화는 순간의 찬란함을 위한 처절한 과정이다. 그의 작품은 이러한 자연의 이중성을 담아내며, 무심한 물질에서 생명과 질서를 발견하는 열린 장으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는 재료의 변화를 넘어 존재와 생명에 관한 사유를 촉발시키며, 관객에게 세계를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제안한다. 🏷️전시 방문예약 https://shorturl.at/diLtT
 🏷️작품 리스트 https://online.fliphtml5.com/lbpdu/xu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