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실을 짜는 바위

이 작품은 설악산의 '베틀바위'를 모티브로 하여, 나만의 색과 감정으로 재구성한 풍경화입니다. 베틀바위는 마치 하늘을 향해 실을 짜는 베틀처럼 솟아 있는 형상으로, 예로부터 '한 여인이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며 베를 짜다 바위가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그 전설처럼, 이 바위는 기다림과 그리움, 그리고 시간이 응축된 상징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는 그 이야기에 마음이 머물렀고, 자연의 실루엣 속에 나의 감정과 기억의 색을 입히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실제의 색보다 더 푸르고, 더 몽환적인 색채로 바위를 표현했습니다. 바위 틈에 자라난 나무들은 희망과 생명력,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마음의 흔적을 뜻합니다. 흐르는 구름과 은은한 하늘빛은 기다림 속의 평온과 내면의 움직임을 함께 담고자 했습니다.

바람의 실을 짜는 바위는 전설 속 여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기다림과 인내, 그리고 자연 속에서 다시 마주하는 나 자신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