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2- IN THE CITY> 일월오봉도는 해와 달, 다섯 봉우리, 소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상징적인 그림으로, 과거 왕의 권위와 자연의 질서를 함께 품고 있었습니다. 일월오봉도를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만약 오늘날의 현대인이 일월오봉도를 그린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그 질문에서 이 작품은 시작되었습니다. 형광빛으로 물든 도시의 빌딩은 봉우리처럼 솟아 있고, 그 위로 붉은 해와 흰 달이 떠 있습니다. 전통의 소나무 자리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그 사이 풍경은 이제 철근과 유리로 이루어진 ‘오늘의 궁궐’입니다. 이 작업은 과거의 상징을 오늘의 풍경에 겹쳐보는 시도입니다. 사라진 전통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속에 여전히 살아 있는 상징들을 새롭게 조명하고 싶었습니다. 빛, 건물, 나무, 그리고 하늘 위 해와 달은 과거와 현재, 자연과 인공, 권위와 일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풍경입니다. 저는 이 그림을 통해 “전통은 과거의 유산이자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