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ow 4, 40.9×31.8cm, oil on canvas, 2024
<게을러질 수 없는 이유>
사람의 기대와 달리 인생은 항상 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좋은 장소의 전시라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핑크빛 상상을 하다가 작품만 흠집이 나서 오는 경우도 있고, 반응이 없을 거 같아 작품을 내지 말까 하는 고민 끝에 참여를 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 작품 판매로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게을러지기 어렵다. 항상 작품을 그리는 와중에도 갤러리 공모전을 준비하고, 현 전시가 끝나면 바로 그 다음 전시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나의 작가로서의 순탄하지 못한 여정이 곧 끝날 것처럼, 내가 조금이라도 나태해지면 더 이상 기회가 오지 않게 될 것 같은 불안감이 첫 전시부터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서 사라진 적이 없는 듯 하다.
결국은 내 작품이 어디서 어떤 사람과 어떻게 새로운 일이 생기게 될지 모르니 고민하고 준비해서 도전 해야만 하는 지금의 루틴은 끝없이 이어질 듯 싶다. 이번 생은 게을러지기 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