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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꼭 말로만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림 속 해변 벤치에 나란히 앉은 세 사람이 있다.
누가 봐도 오래된 친구 같기도 하고,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사이 같기도 하다.
사실 그들이 서로 어떤 관계인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 밤의 풍경은 분명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런 마음.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은 늘 나에게 안정감을 준다.
꼭 무언가 대단한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그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 그림 속 세 사람도 그렇다.
서로 기댄 채, 오래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앉아 있다. 대화가 흐르고, 바람이 불고, 밤이 천천히 깊어간다.
이따금, 우리는
꼭 무언가를 증명해야만 가까워질 수 있다고
착각하곤 한다.
얼마나 오래 알았는지, 얼마나 자주 연락했는지.
하지만 이 장면을 그리며 그런 생각이 조금씩 부서졌다. 어떤 관계는 그저 같은 시간을,
같은 공기를,
같은 조용한 밤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깊어질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나는 잠시 멈춰서 그들과 함께 밤을 보내는 상상을 했다. 낯선 바닷가의 벤치에서,
아무 말 없이도 마음이 편안한 그런 순간.
그것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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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일상의 순간과 내면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가입니다. 평범한 하루 속에서 느끼는 감정과 생각들을 선과 색으로 풀어내며, 작품을 통해 작은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자 합니다. 제 작업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삶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