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_art
갤러리 세줄에서 열린 이번 개인전, <밤의 경계에서> 는 어둠의 끝자락에 서서 자신의 마음과 조우하는 깊은 사유의 여정을 담고 있다. 작가는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들인 막막함, 의심, 그리고 삶의 경계에 선 듯한 외로움을 작품을 통해 마치 조용히 속삭이듯 풀어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것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누군가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깊고 무거운 시선이었다. 감정이 텍스트보다 선명하게 존재하는 그림들 속에서, 관람자는 스스로의 기억을 되짚고 그간 말하지 못했던 감정의 결을 마주하게 된다.
전시 제목처럼 ‘밤의 경계’는 해가 지고도 아직 완전히 어둠에 잠기지 않은 시간, 즉 명확히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무언가를 응시하는 찰나의 순간이다. 이 불분명하고 애매한 시간대는, 인생의 갈피를 잃은 채 길 위에 서 있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겹친다.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작가가 단순히 감정을 묘사하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마주함’의 행위로 초대한다는 점이다. 그림자는 해가 있을 때만 존재하고, 그림자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선 결국 그 그림자를 만든 실체를 마주해야 한다는 작가의 메시지는 이번 전시의 핵심을 관통한다.
이 전시는 단순한 미술 감상이 아니라, 말로 설명하기 힘든 내면의 감정을 작가의 시선을 빌려 바라보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삶이라는 여정에서 잠시 길을 잃은 이들에게, 이 전시는 조용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밤의 경계에서
2025.06.21 - 2025.08.23 • 리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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