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에 처음 그림을 올렸다. 남들보다 낮은 가격, 그건 겸손이 아니라 내 작품의 가치를 스스로 당당히 책정하지 못한 결과였다. 내 그림은 나에게 자식 같은 존재다. 그 가치를 내가 인정하지 않는데, 과연 타인이 알아줄 수 있을까. 낮은 조회수는 그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이 아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는 작품들이다. 그런데도 나는 왜 소극적이었을까. 내가 먼저 인정하지 않는데, 누가 대신 알아줄 수 있겠는가. 다음에는 다르다. 그림을 위해서라면, 오만하다는 말이 붙더라도 거만한 나 자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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