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일기 2 _ 최우영 _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잘 지내느냐고,
잘 살아는 가고 있는 거냐고...

어느 자락에 그대가 안부를 물어 온다면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목젖까지 치민 슬픔 꿀꺽하고 삼켜내여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최우영 Choi WooYoung 1993~
#저는_잘_지내고_있어요 I Am Doing Well (No.6, No10)
25×25cm
ink, graphite, oil bar on Korean paper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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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명 Hong JongMyung (1922~2004) _ #모자상

모자상, 1979

​53×45.5cm (10호)
캔버스에 유채

[ 누군가의 등에 업혀 세상을 시작했다. 세상의 무게에도 힘들었을 어린 엄마는 더해진 나의 무게는 버겁지 않았을가? ]

세주 홍종명이 그려온 과수원집 딸들에는 등에 아이를 업고 과일나무 아래에 서있는 모자의 모습이 주요 소재인데, 기존 알록달록한 분채로 그린 둥글둥글한 얼굴의 다른 여인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모자상 한 점을 품에 두고 가끔 꺼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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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일기 1 _ 오윤 _ 메아리 소년 (가슴에 해를 안고)

@오윤 @삶 @가난

무릇 예술이란 그렇다.
부유하고 유명한 작가들의 화려한 그림도 좋지만
애초 주어진 환경이 낮은 곳에서 풀포기처럼 버티며 예술혼을 일구어 그려낸 작품이거나
혹은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내려가 천작하여 현실의 부조리에 항거하며 작품을 일구어 온 작가들의 작품은
담긴 이야기들이 있어 새삼스레 더 정이가는 구석이 있고
내게 그런 그림은 전자는 손상기이며 후자는 오윤의 작품들이다.


곤난하고 곤궁한 삶이었으니 누군가는 가족을 대신하여 생활의 무게를 짊어지고 세상을 버티며 살아야 할 터,​

찬란하게 빛나는(?) 우리의 현재 뒤에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꼬리표처럼 달린 가난이 있었고

그 가난을 메꾸기 위해 어린 나이에 삶에 뛰어든 많은 소년 가장들이 있었다.​

달이 휘엉청 뜬 늦은 밤,

​공장 일에 지친 오빠의 귀가길을 기다려 함께 돌아오던 어린 누이의 지금은 조금은 평온한 삶을 살고 계실가?

퍽퍽허고 답답한 하루 하루의 연속이었겠지만 땀흘려 번 댓가로 가족을 건사하고 ​

가슴에 희망을 해처럼 품었던 소년의 미래에는 이제 조금은 희망이라는 메아리가 다다랐을가?​

부디 그들의 인생에 희망이 다다랐기를, 평온하셨기를 기원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