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 우연히 좋은 기회가 생겨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뮤지엄테라피 《Chill Your Soul》 전시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그림을 바라보는 전시가 아니라,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마련해준 공간이었어요.

전시장에 들어서면 시각적인 감상에 그치지 않고, 소리를 듣고 직접 움직이며 몸으로 작품을 느끼는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 있었어요. 어떤 공간에서는 잠시 앉아 숨을 고르고, 다른 공간에서는 천천히 걸으며 명상하듯 작품을 바라보다가, 마지막에는 가벼운 동작으로 몸을 풀어보는 흐름이 이어지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호흡을 의식하며 작품을 찬찬히 마주하게 되는 과정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특히 정재원 작가님의 작품은, 멀리서 볼 땐 단순한 검정 화면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거친 질감이 불규칙하게 드러나면서 묘한 울림을 주었어요. 그 앞에 서 있으니 마치 깊은 밤의 공허함 속에서 나 자신과 대화하는 듯한 고요한 명상에 빠져드는 느낌이었어요. 단순한 색면이 주는 무게감이, 오히려 마음속 혼란을 정리해주는 듯했어요.

이 전시가 특별했던 이유는, 짧은 순간이라도 '내가 지금 어떤 상태로 숨을 쉬고 있는지’를작품과 함께 돌아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전시장을 천천히 걷고 체험 공간에서 다양한 감각을 열어두면서,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다시 알아가는 여정이 되었어요. 또 곳곳의 작은 이벤트나 랜덤 뽑기 같은 재미 요소 덕분에 웃음 짓는 순간도 있었고 그 덕분에 분위기가 한결 부드럽게 느껴졌어요.

만약 평범한 전시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나를 바라보게 하는 전시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이 전시를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잠시라도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고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거라 믿습니다. ✨

뮤지엄테라피 : 칠 유어 소울
2025.06.28 - 2025.08.10  • 리뷰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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