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명 Hong JongMyung (1922~2004) _ #모자상 모자상, 1979 ​53×45.5cm (10호) 캔버스에 유채 [ 누군가의 등에 업혀 세상을 시작했다. 세상의 무게에도 힘들었을 어린 엄마는 더해진 나의 무게는 버겁지 않았을가? ] 세주 홍종명이 그려온 과수원집 딸들에는 등에 아이를 업고 과일나무 아래에 서있는 모자의 모습이 주요 소재인데, 기존 알록달록한 분채로 그린 둥글둥글한 얼굴의 다른 여인들과는 다른 분위기의 모자상 한 점을 품에 두고 가끔 꺼내어 본다. 볼에 홍조도 가시지 않았을 어린 엄마는 사뭇 예쁘고 애틋하다. 무거운 세상의 무게에 더해 갓난쟁이 아기까지 고스란이 등에 지고 살아가는 삶은 얼마나 힘들고 고되었을까? 그 등에 업혀 숨을 쉬고 잠을 잔 덕에 오늘을 사는 우리는 겨우 한소끔 만큼의 고마움만 느낄 뿐. 부디 곁에 오래 계셔주기를... 혹은 먼 어딘가에서 부디 평온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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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제

좋던 싫던 삶의 기억은 몸에도 흔적을 남긴다. 나이를 먹으며 지내온 세월들이 지우지 못하게 몸둥이에 남긴 생생한 기록들. 젊고 건강하던 몸에서는 볼 수 없던 흔적들이 노년의 몸에는 생채기처럼 남아있다. APEC이 한참이던 경주의 어느 날, 박치호의 시간의 몸을 바라보던 어느 노년의 뒷모습은 그가 짊어지고 살아온 세상의 무게를 담고 있다. 온화했으나 누구보다 굳건했던 사내. 한국 현대사의 어느 대목을 묵묵히 관통해온 그의 몸에도 많은 생채기가 남았을 터, 절친했던 친구의 비극적인 선택과 갑자기 던저진 정치의 한복판에서 나라의 수장으로 지내온 시간들은 그 이의 몸에 어떤 기록을 새겨놓았을가? #APEC #경주 #더안미술관 #박치호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전시 리뷰

#박치호 #경주 #더안미술관 #대추밭백한의원 전남도립미술관 초대전에서 처음 만났던 박치호 작가의 토루소 시리즈는 무겁고 진중하다. 세월의 기억은 시간이 지날수록 낡고 지치는 몸에 흔적을 남긴다. 그 아픈 기억들을 캔버스에 묵묵히 기록하는 작가의 전시를 APEC으로 한참 바쁜 경주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다녀왔다. 얼마전 한국목조건축 대상을 받은 숨은 명소 경주 대추밭백한의원 더안 미술관에서 전시중이다.

전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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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스토리

어흥! 범 내려온다. #오채현 #해피랑

컬렉팅 리뷰

그림 일기 2 _ 최우영 _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잘 지내느냐고, 잘 살아는 가고 있는 거냐고... 어느 자락에 그대가 안부를 물어 온다면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목젖까지 치민 슬픔 꿀꺽하고 삼켜내여 저는 잘 지내고 있어요. #최우영 Choi WooYoung 1993~ #저는_잘_지내고_있어요 I Am Doing Well (No.6, No10) 25×25cm ink, graphite, oil bar on Korean paper 2021

컬렉팅 리뷰

그림 일기 1 _ 오윤 _ 메아리 소년 (가슴에 해를 안고) @오윤 @삶 @가난 무릇 예술이란 그렇다. 부유하고 유명한 작가들의 화려한 그림도 좋지만 애초 주어진 환경이 낮은 곳에서 풀포기처럼 버티며 예술혼을 일구어 그려낸 작품이거나 혹은 스스로 낮은 곳으로 내려가 천작하여 현실의 부조리에 항거하며 작품을 일구어 온 작가들의 작품은 담긴 이야기들이 있어 새삼스레 더 정이가는 구석이 있고 내게 그런 그림은 전자는 손상기이며 후자는 오윤의 작품들이다. ​ 곤난하고 곤궁한 삶이었으니 누군가는 가족을 대신하여 생활의 무게를 짊어지고 세상을 버티며 살아야 할 터,​ 찬란하게 빛나는(?) 우리의 현재 뒤에는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꼬리표처럼 달린 가난이 있었고 그 가난을 메꾸기 위해 어린 나이에 삶에 뛰어든 많은 소년 가장들이 있었다.​ 달이 휘엉청 뜬 늦은 밤, ​공장 일에 지친 오빠의 귀가길을 기다려 함께 돌아오던 어린 누이의 지금은 조금은 평온한 삶을 살고 계실가? ​ 퍽퍽허고 답답한 하루 하루의 연속이었겠지만 땀흘려 번 댓가로 가족을 건사하고 ​ 가슴에 희망을 해처럼 품었던 소년의 미래에는 이제 조금은 희망이라는 메아리가 다다랐을가?​ 부디 그들의 인생에 희망이 다다랐기를, 평온하셨기를 기원하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