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에 대상이 등장하고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지는 순간,
사물과의 관계는 객관적인 의미를 벗어나 주관적인 의미로 변환됩니다.
익숙했던 일상의 공간은 작가의 감성을 만나 특별한 풍경으로 변화하고,
그 안에는 감정의 에너지가 고요하게 일렁이기 시작합니다.
시간의 흐름은 너무나 조용해서, 그 안에 있을 때는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반복된 일상이 주는 가치를 간과할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 사이에 이루어진 반복적 행위는 그 어떤 것보다 큰 진리의 산을 이룹니다.

무심히 보이는 아이비는 매년 피고 지지만,
그 속에서 깊어지고 풍성해지는 고요한 변화를 느낍니다.
이 공간은 작품과 관람자, 둘만의 깊은 소통이 가능케 하며 정신적인
위로와 충전의 기회가 되어줍니다. 겹겹이 쌓아 올린 넝쿨을 통해 시간을
담고, 마음속 꿈을 담은 풍경을 통해서 공간을 담아냅니다.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의 공존을 캔버스 위에 조화롭게 연출합니다.

제 작업이 단지 시각적인 풍경이 아니라,
작품과 관람자 사이의 깊은 정서적 교류가 가능한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조용히 흐르는 이 시간의 감정들이 누군가에게는 작지만 따뜻한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