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소녀는 망원경을 들고
저 멀리 어딘가를 바라본다.
아마 티비 속 풍경일 수도,
지구본 위의 낯선 도시일 수도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이의 뒤편 창밖엔
누구보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있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 모른다.
행복이, 풍경이, 꿈이
지금 여기에 있다는 것을.

행복은 아주 작고, 때로는 너무 가까워서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 속에 숨어있다.

나도,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
지금 내 손에 닿는 햇살,
지금 내 귀에 들리는 바람 소리를 잊은 채.

언제부턴가
행복을 ‘찾는 것’이라 여겨왔다.
어디론가 가야만 만나고,
열심히 쫓아야만 누릴 수 있는 어떤 대상처럼.

더 크고, 더 멀고, 더 특별한 무언가를 쫓느라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머물러 있는 것들에는 눈길조차 주지 못한 채.

‘행복’도 그런 게 아닐까.
사실은 늘 곁에 있었는데,
내가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뿐.

행복은 어쩌면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
이미 나와 함께 숨 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