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청사기의 향연 3 <그 시절, 이 감각>

우연히 본 기사 속, 33억원에 낙찰된 ‘분청사기 조화선조문 편병’. 처음엔 조선시대의 유물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문양이 현대적이었다. 이토록 자유롭고 대담한 선들, 단순하면서도 반복되는 구조. 그것은 장인의 정교한 솜씨였을까, 아니면 아이의 장난처럼 충동적인 표현이었을까?

나는 그 도자기를 유심히 관찰하며, 도예가의 손끝에 담긴 자유와 직관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창작의 길을 걷는 나에게 그것은 작은 충격이자 큰 호기심으로 다가왔다. 고전이라 불리는 어떤 형식도 결국 그 시대의 ‘지금’이었음을, 그래서 과거의 예술도 충분히 현재와 연결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번 작품은 그 분청사기의 형과 선, 리듬을 해체하고 나만의 색과 감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시간의 경계를 허물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화면 속에서 나의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것은 장인의 솜씨일까, 어린아이의 장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