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오후, 빛이 사그라들 무렵. 남겨진 식탁 위에는 아직 정리되지 않은 흔적들이 남아 있다. 따뜻한 차를 따라 마셨던 흰색 머그컵, 막 잘려나간 빵 한 조각, 그리고 그 옆에 덩그러니 놓인 작은 토마토 하나. 누군가는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누군가는 여전히 여운을 남긴 채 떠나지 못한 듯하다. 식탁 위의 오래된 녹색 용기와 검은 병은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마도 오랫동안 이곳을 지켜봐 온 침묵의 증인일 것이다. 테이블 위로 흐르는 와인빛 천은 마치 시간이 흘러내리는 듯하다. 대화가 멈춘 자리에는 정적이 감돌고, 사물들은 마치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듯 가만히 머물러 있다. 이 식탁은 분명 한때 따뜻한 이야기로 가득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마주 앉은 이들이 함께 식사를 나누며 웃음을 지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깊은 고민을 나누던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남겨진 흔적들만이 그 순간들을 조용히 증언하고 있다. 누군가는 다시 돌아와 이 자리를 정리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순간, 이 공간에 머물렀던 시간과 감정들은 사물들 사이에 스며들어 여전히 남아 있을 것이다. 마치 우리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남겨지는 수많은 흔적들처럼. 원화 사이즈 : 24 x 41 cm 액자 포함 사이즈 : 40 x 50 cm *본 작품은 현재 전시중인 작품입니다. 구매하실 경우, 수령 가능한 날짜는 2026.03.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