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된 흔적의 이미지
판매가4,000,000원
공예
145.5x97 cm
작가서명
2024
세라믹혼합재료
#bnk부산은행
김혜주는 미분음의 불확정적인 성질에서 출발해 점토의 가변적인 성질과 연결지어 점토, 영상, 사운드와 같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미분음(Microtone)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표준음정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음정들이다. 예를 들어 표준음정 솔(g)와 솔#(g#) 간의 간격을 1로 가정했을 때,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은 미분음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유년시절 악기를 다뤘던 경험에서 미분음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미분음은 긴장과 실수로 인해 나오는 소리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미분음의 움직임은 불확정적이면서 유동적이기에 음악의 표현영역을 다채롭게 확장하고자 하는 실험음악가들에게 환영받는 음악재료였다.
이와 같은 미분음의 성질은 점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도자예술에는 작가의 의도대로 정확한 형태를 제작하는 기법이 존재하지만, 점토의 가변적이고 유연한 성질에 중심을 두어 바라본다면 이는 미분음의 유동적인 상태와 연결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작업에서는 미분음이 무한대로 계속해서 나눠지고 조각나 어떤 소리인지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상태에 초점을 맞춘다. 이 상태는 불확정적이기에 점진적이고 완만하거나, 또는 급작스러운 변화를 띌 수도 있으며 이와 같은 상태들이 공존할 수 있다.
작업의 시작점인 미분음은 소음의 영역에 가깝다. 소음이론가인 폴 헤가티(Paul Hegarty, 1954~)의 말에 따르면, 소음은 판단을 포함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기로 연주를 할 때 미세하게 어긋난 소리가 귀로 흘러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일정한 크기를 목표로 한 수십, 수백 개의 점토로 제작된 원들이 제각기 다른 원의 형태를 띌 때도, 이 모든 상황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이 원하지 않는 것들의 흔적을 드러내려한다. 결국엔 음이고, 소리인 모든 것들을 말이다. 누군가의 기준에서 바라보면 정확하지 않은 것에 가까울지 몰라도, 작가는 이 애매하게 존재하는 것들이 훑고 지나간 흔적을 말하려한다.
이 흔적을 시각화하기 위해 마른 흙에 물을 섞고 물감처럼 만들어 그림을 그리며, 점토가 흘러내리고 흙가루가 날려 흩날리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한다. 또한 점토를 투명 코팅지에 넣어 굳지 않는 점토의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형태가 미세하게 다른 수천 개의 군집된 원으로, 또는 시각 이미지를 연달아 이어 붙인 영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흔적은 유동적이고 불확정적이다. 작가는 이러한 흔적의 과정들을 나열한다. 유동적인 것들이 증식하는 과정, 이 이미지들의 연속적인 움직임, 그래서 이들이 존재했던, 혹은 존재하는 공간의 흔적들을 늘어놓는다. 흔적의 이미지는 입체형태, 또는 완전한 평면형태로 구성되며, 결과물은 점토와 영상, 사운드 매체로 나타낸다.
작업은 미분음의 존재를 통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미분음에서 시작된 사고의 전환을 기점으로 기존의 점토를 다루던 관습적인 사용에서 벗어나 점토의 가변적인 특성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처럼 작가는 정확한 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애매하고 유동적인 움직임의 흔적을 포착해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이 공간에 살아가는 음들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김혜주는 미분음의 불확정적인 성질에서 출발해 점토의 가변적인 성질과 연결지어 점토, 영상, 사운드와 같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미분음(Microtone)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표준음정 사이에 존재하는 미세한 음정들이다. 예를 들어 표준음정 솔(g)와 솔#(g#) 간의 간격을 1로 가정했을 때, 그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은 미분음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유년시절 악기를 다뤘던 경험에서 미분음을 마주하게 되었는데, 미분음은 긴장과 실수로 인해 나오는 소리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미분음의 움직임은 불확정적이면서 유동적이기에 음악의 표현영역을 다채롭게 확장하고자 하는 실험음악가들에게 환영받는 음악재료였다.
이와 같은 미분음의 성질은 점토에서도 엿볼 수 있다. 도자예술에는 작가의 의도대로 정확한 형태를 제작하는 기법이 존재하지만, 점토의 가변적이고 유연한 성질에 중심을 두어 바라본다면 이는 미분음의 유동적인 상태와 연결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다.
작업에서는 미분음이 무한대로 계속해서 나눠지고 조각나 어떤 소리인지 명확히 규정할 수 없는 상태에 초점을 맞춘다. 이 상태는 불확정적이기에 점진적이고 완만하거나, 또는 급작스러운 변화를 띌 수도 있으며 이와 같은 상태들이 공존할 수 있다.
작업의 시작점인 미분음은 소음의 영역에 가깝다. 소음이론가인 폴 헤가티(Paul Hegarty, 1954~)의 말에 따르면, 소음은 판단을 포함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원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악기로 연주를 할 때 미세하게 어긋난 소리가 귀로 흘러 들어오는 상황에서도, 일정한 크기를 목표로 한 수십, 수백 개의 점토로 제작된 원들이 제각기 다른 원의 형태를 띌 때도, 이 모든 상황은 통제하기 어려운 변수에 가깝다. 그래서 나는 이 원하지 않는 것들의 흔적을 드러내려한다. 결국엔 음이고, 소리인 모든 것들을 말이다. 누군가의 기준에서 바라보면 정확하지 않은 것에 가까울지 몰라도, 작가는 이 애매하게 존재하는 것들이 훑고 지나간 흔적을 말하려한다.
이 흔적을 시각화하기 위해 마른 흙에 물을 섞고 물감처럼 만들어 그림을 그리며, 점토가 흘러내리고 흙가루가 날려 흩날리는 과정을 지켜보기도 한다. 또한 점토를 투명 코팅지에 넣어 굳지 않는 점토의 흔적을 남긴다. 그리고 형태가 미세하게 다른 수천 개의 군집된 원으로, 또는 시각 이미지를 연달아 이어 붙인 영상으로 나타내기도 한다. 흔적은 유동적이고 불확정적이다. 작가는 이러한 흔적의 과정들을 나열한다. 유동적인 것들이 증식하는 과정, 이 이미지들의 연속적인 움직임, 그래서 이들이 존재했던, 혹은 존재하는 공간의 흔적들을 늘어놓는다. 흔적의 이미지는 입체형태, 또는 완전한 평면형태로 구성되며, 결과물은 점토와 영상, 사운드 매체로 나타낸다.
작업은 미분음의 존재를 통해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 것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출발했다. 미분음에서 시작된 사고의 전환을 기점으로 기존의 점토를 다루던 관습적인 사용에서 벗어나 점토의 가변적인 특성을 표현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처럼 작가는 정확한 것들 사이에 존재하는 애매하고 유동적인 움직임의 흔적을 포착해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이 공간에 살아가는 음들의 흔적을 이야기한다.
- 1
2024
[개인전] 음의 흔적, 갤러리광명, 광명시2023
[2인전] 미해결의 장, 지우헌갤러리,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