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ade」는 다채로운 꽃들이 하나의 화면에 밀집하여 배치된 회화로, 그 구성 자체가 군중의 행렬처럼 역동적인 리듬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꽃이라는 보편적이고 익숙한 오브제를 활용하면서도, 단순한 자연의 재현을 넘어선 강렬한 시각 언어를 구축한다. 반복되는 원형의 중심부와 검은 윤곽선은 마치 북소리나 심장의 박동처럼 규칙적인 리듬감을 형성하고, 서로 다른 색조의 꽃잎들은 그 위에서 서로 부딪히고 어울리며 시각적 퍼레이드를 이루어낸다.

이 작품은 밝고 원색적인 팔레트를 사용하여 생명력과 축제적 분위기를 극대화한다. 붉은색과 주황색은 뜨거운 에너지를, 보라와 파랑은 차분한 대조를 제공하며, 초록과 흰색은 화면을 환기시키는 숨결처럼 작용한다. 이러한 색채의 조합은 단순히 장식적 효과를 넘어서, 각기 다른 개체들이 모여 하나의 집단적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공동체적 메시지를 암시한다.

또한 각 꽃의 중심에 위치한 굵은 원형의 눈동자 같은 패턴은 단순한 장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이는 작품을 감상하는 이에게 마치 수십 개의 시선이 동시에 응시하는 듯한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하며, “꽃”이라는 존재가 단순히 수동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소통하는 주체임을 드러낸다. 즉, 「Parade」 속의 꽃들은 가만히 피어있는 정물이 아니라, 행렬을 이루며 나아가는 하나의 군중, 그리고 생명 그 자체이다.

작품의 제목인 “Parade”는 곧 화면 전체의 본질을 함축한다. 이는 단순히 화려한 색채의 나열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함께 걸어 나아가는 행진, 즉 다양성과 공존의 은유이다. 보는 이로 하여금 활력을 불러일으키며, 동시에 집단 속에서 개별적 색채를 잃지 않는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사유하게 만든다. 결국 「Parade」는 축제의 현장과도 같은 시각적 환희를 통해, 생명의 연대와 활력, 그리고 다채로운 개별성의 조화를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