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에 손이 가는데로 선을 긋는다. 그 다음 그 선을 잠시 바라본다. 머릿속에서는 다음 선의 단초들이 자기가 우선이라며 다투면서 앞으로 나선다. 마음은 순간 순간 그 다툼 중 선택한다. 그리고 손으로 보낸다. 손은 백지에 선들을 생성해낸다. 결과물은 항상 예측하지 못한 것들을 보게된다. 음... 나는 왜 이런 그림을 그리는 것일까? 곰곰히 생각해보지만 역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그냥. 그냥. 떠오르는 것들을 마음을 통과해 손을 빌려 표현할 뿐이다. 왜 그리는지 이제 묻지 말자.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그려 놓은 그림들을 한 장씩 들춰보면 왠지 편안해진다.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