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에 등장하는 순수한 아이의 시선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타자 사이의 가장 본질적인 소통인 ‘관계’에대해 조명한다. 마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가 장미와 여우를 통해 ‘관계 맺음’의 의미를 배워가는 장면들을 연상시키듯, 작품 속 소녀와 소년은 작은 동물이나 곤충들과도 자연스럽게 시선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나는 작품을 통해 이러한 질문을 하고 싶었다. 우리는 모두 한때는 순수한 어린아이였다. 그러나 성장이라는 이름의 여정을 따라가며, 그 순수함을 점차 잊고 살아간다. 혹시 우리는, 누군가는 앞마당에 천 송이의 장미를 기르면서도, 정작 마음을 나눌 단 한 송이의 꽃조차 갖고 있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른이 되어가며 우리가 맺는 관계들은 점차 변질되고, 상상력과 꿈은 물질적 가치들,돈, 명예, 지식 으로 대체된다. 이 복잡한 현실 속에서 작품 속 아이들은 마치 다른 세계에 발을 딛고 있는 존재처럼 등장한다. 그들은 마음이 닿는 존재와 눈을 맞추고, 숨을 고르며 관계를 맺어간다. 이 장면들은 어쩌면 우리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어린 나’와 다시금 마주하는 길 위의 한 순간일지도 모른다. 작품은 단지 동화적인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잃어버린 감각, 망각된 순수함, 그리고 우리가 잊고 살아가는 ‘관계의 진실’을 다시 되짚게 하는 시적 은유와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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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나는 작업을 통해 내면 깊숙한 곳에 자리한 순수했던 기억과 다시 마주하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다. 가장 이상적인 공간인 숲과 자연, 그리고 천진난만한 아이가 등장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인간 내면의 순수함과 존재에 대한 성찰을 은유적으로 담아낸다.
2025
뱅크아트페어(서울)2025
개인전 ‘기억의정원‘ (서울/갤러리다온)2024
‘BOOOOOYS’ (도쿄/YOD TOKYO Gallery)
